반복되는 침수와 폭우, 도시를 지키기 위한 근본 대책은 없나요?
2025년 여름, 또다시 반복된 도심 침수.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폭우는 낡은 배수관과 좁은 하수구를 순식간에 마비시키고, 도심의 도로와 지하차도, 반지하 주택까지 순식간에 물에 잠기게 만듭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시간당 80mm 이상의 국지성 폭우가 빈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예방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세 가지 키워드, 배수시설, 도시침수, 폭우 대응 전략을 중심으로 도시 방재 체계의 현재와 미래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단순한 예보나 경고를 넘어, 실제 적용 가능한 현장 대책과 제도적 변화까지 모두 포함하였습니다.
배수시설, 도시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현재 국내 대부분의 대도시는 1980~90년대 설계된 하수관로와 배수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당시 설계기준은 시간당 30~50mm 수준의 강우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당 80~100mm의 폭우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서울시는 대표적으로 강남역 일대의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통해 시간당 95mm의 강우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으며,
2026년까지 서초, 마포, 성동 등 침수 상습 지역으로 해당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대구시는 ‘자동 역류 방지 펌프장’을 설치해 지하 주거지와 상가 침수 발생률을 35% 이상 줄였고, 부산은 저류조 및 스마트 배수제어 장치를 도입해 도시 저지대의 침수 발생 빈도를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지역 주요 배수 인프라 시간당 처리 강우량 기대 효과
서울 강남 | 대심도 배수터널 | 95mm | 주요 간선도로 침수 예방 |
대구 수성 | 자동 역류 방지 펌프장 | 실시간 감지 | 지하 상가 및 주거지 보호 |
부산 해운대 | 빗물 저류조 + 자동 펌프 | 85mm | 저지대 집중 배수 가능 |
그러나 아무리 배수시설과 기술이 잘 갖춰져 있어도, 행정과 시민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실질적인 피해 예방은 어렵습니다.
서울시와 광주시 등은 여름철 우기 시작 전 ‘도시침수 사전 점검 주간’을 지정해, 각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배수구 청소, 고지대 빗물 유도판 설치, 지하주거지 수문 점검 등을 시민 참여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안전앱', '광주재난정보시스템'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호우 예보와 침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이 스스로 대피하거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도시침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도시는 대부분 불투수 면적으로 구성돼 있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곧바로 하수도로 흘러들게 됩니다.
문제는 하수관이 이미 포화 상태일 경우, 그 빗물은 도로 위, 건물 지하, 지하차도, 반지하 주택으로 역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반지하 주택과 지하상가는 짧은 시간 내에 대피가 어렵고, 물이 빠지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침수 구역으로
분류됩니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부터 ‘지하공간 침수 예방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지하차도 27곳에 자동 수문, 감지 센서, 배수펌프를 설치했으며, 반지하 주택 1만2천 세대에 순차적으로 자동 배수장치를 보급 중입니다.
도시 구조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신축 건물에는 저류지 확보와 투수성 포장 사용이 의무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침수 예방을 위한 방재 정책은 이제 건축법과 도시계획법 수준에서 반영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2025년부터 도시개발계획 수립 시 ‘침수예상지도’ 반영을 의무화했고, 국토부는 신축 공동주택에 저류조 및 투수성 포장재 적용을 건축 인허가 기준에 포함시켰습니다.
국지성 폭우 대응, 몇 분이 모든 것을 바꾼다
집중호우 중에서도 특히 예측이 어려운 것이 국지성 폭우입니다. 기존의 일기예보는 큰 지역 단위로 강우를 분석하기 때문에 행정구역 단위의 국지성 폭우에 대해 사전 대응이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2023년부터 ‘도시 침수 예보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빗물 유입 경로, 고립 예상 구간, 차량 통행 불가 지역을 사전에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도로에는 스마트 전광판을 설치하여 시민에게 침수 구간과 우회 정보를 실시간 안내하고 있으며, 대중교통 노선은 폭우 발생 시 자동으로 우회 경로로 변경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단기적인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핵심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도시 침수방지 기술 고도화 사업’을 2028년까지 총 15개 도시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디지털 트윈 기반 도시 침수 예측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도시의 기후적응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침수를 막는 해법은 배수 인프라, 도시 설계, 폭우 대응 전략이 함께 어우러 질때 더욱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후 환경에 맞는 미래 도시를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할 때 입니다.